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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굵어 온 아름등걸에
한 올로 엉켜엉킨 우리의 한이

고달픈 잠 깨우고 사라져오면
그루터기 가슴엔 회한도 없다

하늘을 향해 벌린 푸른 가지와
쇳소리로 엉겨붙은 우리의 피가

안타까운 열매를 붉게 익히면
푸르던 날 어느새 단풍 물든다

대지를 꿰뚫은 깊은 뿌리와
내일을 드리고선 바쁜 의지로

초롱불 밝히는 이 밤 여기에
뜨거운 가슴마다 사랑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