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의인 열 명만 찾으시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주께서 대답하셨다. “열 명을 보아서라도, 내가 그 성을 멸하지 않겠다” (창세기 18:32)
소돔과 고모라성이 망한 이야기
소돔과 고모라성의 이야기는 아브라함이 어떤 사람인가 를 알려 줄 뿐 만 아니라 유대인들의 삶의 지혜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옛 전승에 의하면 소돔과 고모라성은 유대의 남쪽, 지금의 사해 근쳐에 있었다.본래는 소돔과 고모라 말고도 세 성이 더 있었다고 한다.
이곳은 물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해서 살기가 좋고 문화가 높은 곳이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악한 도시였다고 한다.그래서 하나님이 화산과 지진으로 멸망시키고 말았다.
그러면 소돔과 고모라성 사람들의 잘못이 무엇이엇을까?성이 망할 때 무슨 일이 있었나?우리가 아는대로 성서에 있는 이야기들은 자연의 사건(천재지변 같은)에 대한 과학적인 기록은 아니다.성서의 기록들은 이런 사건들에 대한 종교적인 설명(통찰)이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
이 이야기는 무엇보다도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얼마나 친절했는가를 보여준다.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 성을 멸망시키 전에 천사들을 보내서 형편을 살펴보게 했다.천사들은 길가는 나그네로 변장하여 먼저 아브라함을 찾았다. 한창 더운 대낮이었다.낮 모르는 길손 세 사람이 오는 것을 본아브라함은 달려가서 절하며친절하게영접했다.그리고 어린 송아지 요리를 만들어 정성것 대접했다. 아브라함은 나그네를 잘 대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이었다.후한 대접을 받은 천사들은 두 가지 놀라운 소식을 알려 주었다.첫째는 내년 이 맘때엔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것과 다음은 소돔과 고모라성이 그들의 죄로 인하여곧 멸망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탈무드에 의하면, 천사들이 떠난 후 아브라함은 어떻게 하면 소돔과 고모라성을 구원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비록 소돔성에 조카 롯의 가족이 살고 있지만자비로운 아브라함은 거기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불쌍히 보았다.지혜로운 그는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설득하여 심판을 내리지 않도록 할 수있을까 생각한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시기에 잘못한 사람이나 나라에 벌을 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아브라함은 하나님은 자비롭고 사랑이 많으신 분임을 믿고 있었다. 또한 자기가 기도 할 경우 하나님께서 들으실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타협하는 것은 의로운 사람을 죄인들과 함께 멸망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창세기 18장에 보면,아브라함은 이렇게 기도했다. “ 하나님, 그 성안에 의인 50명이 있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그래도 주님께서 그 성을 쓸어 버리시렵니까? 의인 50명을 보시고서도 , 그 성을 용서하지 않으시렵니까? 그처럼 의인을 악인과 함께 죽게 하시는 것은 주께서 하실 일이 아닙니다.의인을 악인과 똑 같이 보시는 것도 주께서 하실 일이 아닌 줄 압니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께서는 공정하게 판단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말대로 의인 50명만 찾을 수 있으면그들을 보아서라도 성 전체를 용서하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곳에는 의인 50명이 없었다.아브라함은 다시 하나님께 조른다. 만약 45명만 있어도, 다음엔 40명, 그다음엔 30명, 그 다음엔 20명, 마지막으로 10명까지 내려간다.그러나 불행하게도 그곳에는 의인 10명도 없어서 결국 망하고 만다.
랍비들은 소돔과 고모라성을 구하기 위하여 애쓰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통하여 자기들의 조상이 얼마나 자비하고 지혜로운 사람인가를 자랑한다. 아브라함은 의인 몇 사람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죄인들을 구하려는 마음을 갖은 위대한 조상이라고 한다. 또한 소수의 의인 덕분에 많은 죄인들이 살 수 있음을아브라함은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탈무드는 말하기를 어느 도시에서 열명의 의인이 없을 때는 즉시 그곳을 떠나라고 한다. 왜냐하면 그 도시는 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중(공동)예배는 최소 열명 이상이 모여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소돔과 고모라의 죄는 무엇인가?구약성서에 의하면 아브라함을 방문했던 천사들이 소돔성을 방문했다.이때도 나그네로 변장한 천사들이 저녁 때소돔성문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곳 사람들은 아무도 그들을 영접하지 않았다. 다만 롯이 아브라함처럼 친절하게 자기 집으로 영접하여 대접했다.그런데 밤이 깊어지자 온 성의 사람들이 롯의 집으로 몰려와서 롯의 집에 온 나그네들을 내놓으라고 야단을 첬다.창세기 19장 5절에 “그들은 롯에게 소리쳤다. 오늘 밤에 너의 집에 온 사람들(남자들)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그러자 롯은 모인 사람들에게 이런 악을 행하지 말라고 타이른다.그러나 성 사람들은 롯의 말을 듣지 않을 뿐 더러 롯의 집 문을 부수려고 했다.
그러자 천사들은 몰려온 성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고 롯에게는 모든 식구들을 데리고 당장 성에서 도망하라고 했다. 하나님이 성을 멸망시킬텐데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뛰어가라고 했다.롯이 성을 나가자 큰 자진과 불이 내려 성과 그안에 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을 멸망시켜 버렸다. 롯의 아내는 천사의 말을 듣지 않고 뒤를 돌아보다가 그 자리에서 소금기둥이 되어 지금까지 서 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랍비들은 소돔성의 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논쟁을 했다.탈무드에는 소돔과 고모라성이 망할 수 밖에 없었던 실화들과랍비들 간에 있었던 논쟁들을 기록하고 있다.그 가운데 이런 이야기들이 있다.
소돔과 고모라는 지상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 그러나 가장 죄가 많은 도시라고 생각되어 왔다.소돔의 거리에서는 낮선 사람이 찾아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낮선 사람에게는 의심을 품었다.그래서 여행자들은 이 도시를 찾아온 것을 깊이 후회하게 되었다.가난한 사람이 이 도시에 잘못 들어오기라도 하면 처음엔 모두가 거짓 웃음을 지어 맞이한다.그리고 필요한 돈도 거저주었다.그러나 그 돈에는 자기들이 알 수 있는 표시를 해두어서 그 돈으로 물건을 살 수가 없게 했다.결국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그렇게 죽으면 그 도시의 사람들은 각각 자기가 표시해 둔 돈을 죽은 사람에게서 되찾아 갖다는 것이다.
한번은 어느 여행자가 두 딸을 데리고 이 도시에 살려고 왔다. 일 자리를 찾는 그에게 시에서는 남의 돈을 맡아 지켜주는 일을 하게 하였다.우선 50개의 금 돈을 주고 일 정 기간 맡아 지키라고 했다.그는 이 돈을 아무도 찾을 수 없도록 잘 숨겨 놓았다.그런데 어느날 도둑이 들어와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도둑이 어떻게 알았을까?사실은 이 금 돈은 특수한 기름을 발라두었기에 냄새로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게 되어 있었다.그러나 새로 이곳에 온 사람은 이것을 알리가 없었다. 결국 돈을 배상할 수 없게 되자 두 딸과 함께 노예로 팔리고 말았다.그런데 노예가 된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이것을 알게된 딸의 한 착한 친구가 몰래 그들에게 음식을 갖다 주어서 굶어 죽지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얼마 후 소돔사람들은 이 가족이 아직 살아 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가 먹을 것을 주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판단했다.결국 이들에게 음식을 갖다 준 착한 소녀를 찾아냈다. 이 소녀는 재판에 회부되어남을 도와주면 안 된다는 법을 어긴 죄로 사형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소돔성에서는 절대로 남을 도와주지 말아야하고 특히 자선을 베푸는 일을 금지하는 법이 있었다고 한다.이 착한 소녀는 발가 벗겨지고 온 몸에 꿀을 발라 커다란 벌통 2개 사이에 서있는 나무에 붙들어매어져서 결국 벌에 쏘여서 죽게 되었다. 이 소녀가 벌에 쏘여 죽을 때 부르짖은 비명이 너무 날카로와 하나님이 들으시고 천사를 보냈다고 한다.
랍비들은 소돔과 고모라성이 망하게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서 들려준다
첫째는 성적인 타락이라고 본다.이 주장은 천사들이 소돔성을 방문했을 때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해석한 것이다. 성적으로 문란한 사회는 결국 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별히 정상적인 성생활이 아닌 동성애는 그 중에도 가장 악한 것 중의 하나라고 말 한다.그러나 일부 랍비들은 소돔성에 그런 동성애자가 좀 있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시민 전체가 모두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 않은가 이의를 제기했다. 더구나 율법에 동성애는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어서이런 일이 이러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이민자들에대한 불친절성(적대감)이었다고 주장한다. 옛전승에 의하면 소돔성이나 고모라성은황금으로 길을 깔고 집집마다 보석으로 장식했었다. 그러나 물질을 너무 사랑하고 대단히 인색해서 가난한 이민자나 나그네들은 성에 들어 올 수 없도록 했다.심지어 길가에 서있는 과일나무도 새들이 거져 먹는 것을 싫어해서 모두 뽑아 버렷다고 한다.미드랏쉬에서는만약에 소돔성이 가난한 곳이었다면 나그네들에게 친절하지 못했던것도 이해될 수 있고 용서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그곳은 에덴 동산과 같이 모든 것이 넉넉해서 쓰고도 남는 풍요한 곳이었으니 정의의 심판을 면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장 큰 잘못은 그들은 착한 일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착한 일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라고 본다. 즉 소돔이나 고모라에 살던 사람들은 나그네를 접대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지 않았다. 동시에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절대로 못하도록 금지할 뿐 만 아니라 도아주는 사람에게 끔직한 벌을 주는 법을 만들어 시행했었다. 롯의 집에 온 천사들에게 성안의 깡패들이 몰려와서 행패를 부릴 때 모든 사람들이 악한 일에 같이하고 한 사람도 이것을 막아보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착한 일을 금하는 사회가 가장 나쁜 사회요 이렇게 사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도 벌을 받고 영원한 세계에도 들어 갈 수가 없다고 가르친다.
(한상휴 님은 미국연합감리교회의 은퇴목사로 신학대학에서 한때 구약을 강의하면서 구약과 유대인의 생활양식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