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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음음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를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우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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